웹이 점점 더 나빠지는 이유: 광고와 사용자 경험의 악순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겨우 4개의 헤드라인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무려 422개의 네트워크 요청과 49MB의 데이터가 필요했다. 페이지가 완전히 로드될 때까지 2분을 기다려야 했다. 정신 있는 기술인들이 왜 다들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해둬야 하는지 이제 알 수 있다.
이건 오늘날 주요 뉴스 매체들의 공통된 문제다.
뉴스 사이트의 끔찍한 사용자 경험
Shubham Bose의 글을 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뉴욕타임스뿐만 아니라 가디언(The Guardian)도 마찬가지인데, 이들 사이트의 모바일 버전은 광고와 팝업으로 너무 가득 차서 실제 기사 내용이 화면의 11%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겨우 4줄의 텍스트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게 왜 이렇게 되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페이지 체류 시간과 광고 노출 빈도가 광고료(CPM) 책정의 핵심 지표이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페이지에 오래 머물수록 더 높은 광고료를 받을 수 있다. 결국 사용자의 짜증이 상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모든 UI 결정을 이 원칙에 맞춰 최적화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 결과는 끔찍하다. 독자들은 클릭하고, 기다리고, 스크롤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이건 잘못된 방향일 뿐 아니라, 처음부터 적대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광고 차단 없이 웹을 쓰면 어떻게 될까?
최근에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 없이 웹을 브라우징해봤다. 꽤 오래간만이었는데, 광고가 있는 웹사이트들의 현주소는 정말 끔찍했다. uBlock Origin Lite 같은 콘텐츠 차단 도구를 쓰더라도 뉴스 사이트들은 끝이 없다. 뉴스레터 구독 버튼, 관련 없는 다른 기사 링크들이 몇 문단마다 튀어나온다.
그리고 자동 재생 비디오는 정말 답답하다. 두 문단을 읽으면 비디오 상자가 튀어나온다. 또 두 문단을 읽으면 또 다른 비디오 광고가 방해한다. 기사 끝까지 이런 식이다. 우리는 기사를 읽으러 왔지, 비디오를 보러 온 게 아니다. 비디오를 원했으면 유튜브에 갔을 거다.
마치 레스토랑에서 치즈버거를 주문했는데, 계속 나팔을 불고 물총을 쏘면서 타월을 팔려는 악대가 나타나는 상황과 같다.
종이 신문은 이렇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출판사의 종이 신문은 이렇지 않다는 거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 애틀란틱, 뉴요커 같은 매체들의 인쇄판은 독자의 주의력과 글의 품질을 존중한다.
하지만 웹사이트에서는? 관련도 없는 자동 재생 비디오가 문단 사이사이에 튀어나온다. 뉴요커의 웹사이트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상대적으로 "잘하는" 사이트 중 하나지만, 인쇄판과 비교하면 독자에 대한 존중이 한참 떨어진다.
광고 반복의 악순환
광고 차단 없이 Apple News 같은 사이트를 보면 정말 황당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같은 광고가 한 기사 안에서 6번, 7번, 8번 반복된다. 30대 금발 여성 보청기 광고만 해도 몇 번을 봐야 하는가? 말도 안 된다.
가디언 스크린샷을 보면 화면의 11%만 기사 텍스트를 보여주는데, 이건 방송국이 시간당 7분의 실제 프로그램만 방송하고 나머지 53분을 광고와 다른 프로그램 홍보에 쓰는 것과 같다. 그런 채널을 누가 보겠는가?
악순환의 연쇄
상황이 역설적이다. 사람들이 웹을 덜 방문하는 이유는 웹사이트 경험이 나빠졌기 때문인데, 출판사들은 그 구멍을 파고나가려고 더 많은 독자 혐오적 요소들을 추가하고 있다. 결과? 더 많은 사람들이 떠나간다.
웹은 역사상 유일무이한 매체다. 인쇄매체도, 방송도 이런 식의 사용자 경험 파괴를 감행하지 않는다. 그런데 웹은 왜 자신을 이렇게 자해하는가? 이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없을까?